본문 바로가기
아토피야ㅠ

신생아 아토피 피부염과 전쟁의 서막

by 홀려버린 2023. 1. 9.
반응형

뽀송한 첫째를 보고 간과하다.

 아토피 피부염의 유전률은 70~80% 라고 어렴풋이 들은 기억이 있습니다. 어렸을 때 부터 심하지는 않지만 아토피 피부염을 달고 살았던 나는 결혼 후 첫째를 임신했을 때 유전률이 높은 아토피가 아기에게 유전 될까봐 너무 두려웠습니다. 피부염이 유전되지 않기를 바라면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값비싼 영양제를 적당히 챙겨먹고, 좋은 음식을 적당히 차려 먹었습니다. (앞서 '적당히' 란 말을 붙인 이유는 좋지 않은 음식도 많이 먹었다는 이야기).

 

돌도 씹어먹을 것 같은 겉모습과 다르게 약해빠진 몸으로 아기를 품었습니다. 지옥의 40주가 지나고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아기가 태어났는데 걱정 했던 것과는 달리 아기의 피부는 뽀송했으며, 태열이 조금 올라오더라도 수딩젤을 발라주면 다음날 바로 사라지곤 했었습니다. 마치 아기의 피부는 마쉬멜로우와 같아서 너무나도 부드럽고 말랑거렸습니다.

 

주변에 아기가 없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왜그렇게 아기피부를 원하는지 이해를 못했었습니다. 피부는 다 똑같을 것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큰아이를 낳고보니 왜들 그렇게 아기피부를 갈망하는지 알게되었습니다. 나 조차도 그의 피부가 무척이나 부러웠답니다.

 

첫째아이 생후7일 조리원에서

 

아기를 키우는게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보통의 사람들과 달리 임신기간이 너무 힘들었어서 임신 하는 것 보다 아기를 돌보는게 더 좋았습니다. 사랑스러운 아기 덕분에 가정은 화목해지고 삶에 활력감이 생겼습니다. '행복하다.' '영원히살고 싶다.' '죽고싶지 않다.' 라는 생각이 매일 들었습니다. 그만큼 아기를 키우는 행복은 컸으며, 아기가 빨리자라는게 아쉬웠습니다. 그럴수록 둘째를 가져볼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둘째가 태어났다.

 둘째를 계획하고 감사하게도 두번의 시도끝에 둘째아이가 찾아왔습니다. 처음 겪는 임신이 아니므로, 첫째 때 보다 긴장이 풀려버렸습니다. 첫째 때는 어느정도 건강식을 챙겨 먹으려 노력했고, 40주 내내 입덧으로 인해 속이 더부룩 하지않은 한식위주의 식사를 어쩔 수 없이 하는 편이었습니다. (인스턴트도 많이 먹었지만...^^).

 

둘째를 임신해서는 저렴한 영양제를 구입해서 꾸준하게 먹지도 않았을 뿐더러 입덧이 없어 좋아하는 음식만 마음 껏 먹었습니다. (초콜렛, 빵, 초코과자, 아이스크림).

한예로  -  임신11주 때 어떠한 사정으로 양수가 터져 병원에 일주일정도 입원한 적이 있었습니다. 병원에서 나오는 식사는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가있는 한식 위주의 식사였지만 3끼니 모두 취소시키고 남편에게 근처 패스트푸드를 사다달라고 하여 모든 끼니를 해결하였습니다.

 

그렇게 퇴원을 하고서도 몸에 안좋은 인스턴드, 패스트푸드 등만을 먹으면서 뱃속에서 아이를 키웠습니다.  막달이 되어서도 몸이 좋지않아 입퇴원을 반복하였고, 집에서든 병원에서든 몸에 좋은 음식은 입에도 대지않았습니다.

 

'어짜피 맛없는 건강식 챙겨먹지않아도 첫째처럼 건강하고 이쁜아기가 나올거야!!' 라고 생각하면서 둘째아기를 뱃속에서 키워 출산하였습니다. 역시나 뽀송하고 예쁜 피부의 두번째 아기가 태어나주었습니다. '역시 음식따위 중요하지않아!!' 라는 그릇 된 생각에 사로잡힌채로 말입니다.

 

 

둘째아이 생후10일 조리원에서

 

가벼운 태열이리라 생각했다.

 조리원 퇴소 후 모유수를 하는 와중에도 단 한끼니도 제대로된 식사를 한적이 없었습니다. 산후도우미 어머님께서 걱정을 할 정도로 인스턴트만 주구장창 먹었습니다. 그렇게 아기가 생 후 15일 쯤 되자 볼쪽에 "뾰로롱" 하고 붉은 반점들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두렵지 않았습니다. 첫째아기 때도 같은 경험을 했었고, 그 때 당시 붉은 반점 위에 수징젤을 '콕'하고 찍어 발라주면 다음날 말끔히 사라졌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들어가지않았습니다. 둘째아기는 무엇인가 달랐습니다.

수딩젤을 발라주어도 하루하루 지날 때 마다 점점 붉은 반점이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넓어지는 붉은 반점을 보면서 그동안 식생활과 생활패턴 들이 주마등 처럼 스쳐지나갔습니다. 두려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금방 좋아질거야! 별 것 아닐거야!' 라고 생각하려 노력하였으나 번져나가는 붉은 점들을 보자니 마음이 너무 무거웠습니다. 사람들앞에서 겉으로는 괜찮은 척 걱정없는 척 했지만 내 마음속에서는 연신 쓸개즙만 뿜어나오 듯이 속이 너무 쓰렸습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