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로이드를 극소량 발라주기만 했을 뿐인데
대학병원에서 스테로이드 크림(제로이드), 로션(데스 오웬)과 항히스타민 복용 약을 처방받아 왔습니다. 항히스타민제 또한 두 가지 종류였습니다. 평상시 조금 간지러워 할 때 먹이는 항히스타민제와(약 이름이 기억나지 않습니다.) 심하게 간지러워 할 때 잠들기 전에 먹이는 항히스타민제(유시 락스였다가 같은성분이라며 후에는 두드리 진으로 바뀌었습니다.)였습니다. 앞선 글에도 언급했듯이 스테로이드 처치 방법을 설명 들었음에도 그대로 이행하지 않았습니다. 스테로이드에 대한 정확한 지식도 갖지 않은 채 안 좋다는 인식에 사로잡혀 정확한 방법으로 발라주지 않은 것입니다. 심각하진 않았지만 전신에 피부염 양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몸에는 스테로이드 로션을 발라주지 않았습니다. 얼굴 또한 정말 조금 짜서 극소량만 발라주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볼을 비롯하여 전체적으로 퍼져있던 영아 피부 염증이 씻은 듯이 사라졌습니다.
나의 아기가 잘생긴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나 천사같이 어여뻤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었습니다. 어미인지라 콩깍지가 씌여서 더 예뻐 보였을 수 있겠지만 내 자식이 아니라도 너무 귀엽구나 할 정도로 예쁜 얼굴이었습니다. 꽃 보다 더 아름다운 아기천사 그 자체였습니다. 그렇게 피부염이 올라오면 아주 극소량만 짜서 염증에 톡톡 발라주고, 간지러워 하는 듯싶으면 미리미리 항히스타민제를 먹였습니다. 잠들기 전 먹이라고 받았던 항히스타민제는 웬만하면 먹이지 않았습니다. 약에 대한 지식 없이 혼자 생각해서 내린 판단으로는 정말 간지러워서 힘들어하는 날 잠들기 전에 먹이라는 말이 독한 약같이 느껴졌고, 작고 어린 소중한 우리아기 몸에 타격을 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임신했을 적에나 잘 챙겨먹을 것이지 이제와서 이렇게 따지는 나 자신이 한스러울 따름입니다.)
점점다시올라오다
스테로이드를 시작하고 나서 마음 한편에 불안감은 좀 있었지만 그래도 너무 행복했습니다. 이렇게 뽀얗고 천사 같은 아가의 어여쁜 얼굴을 매일 보자니 너무 기뻤습니다. 첫째를 키울 때 언니가 한 번도 나의 아가에게 예쁘다는 말을 해준 적이 없었는데 (내 눈에는 첫째도 너무나 멋지고 잘생겼습니다.), 둘째를 볼 때마다 "아이고, 이뻐라~", "유튜브 해야 하는 것 아니야??"라는 말을 해주었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첫째에게는 그런 이야기를 해주지 않은 것에 대한 서운함과 동시에 그와 나의 유전자로 이렇게 귀여운 아기가 나올 수가 있다니!!라는 뿌듯함이 함께 몰려왔습니다. 그동안의 무거웠던 마음도 조금은 노였습니다. 그렇게 예쁜 피부와 함께 행복은 영원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모든 이야기에 반전은 있듯이 아기 볼에 스멀스멀 다시 피부 염증 양상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늘 해주던 것처럼 스테로이드를 조금 짜서 볼에 발라주었지만 전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 한숨이 절로 나왔습니다. 그동안과 동일하게 관리를 해주었는데 피부염은 왜 계속 피어오르는 것인지 속이 타들어갔습니다. '이제 병원은 끝이구나, 염증이 심할 때 한 번씩 방문하면 되겠구나, 이번 예약 잡아놓은 대학병원 스케줄 때 의사선생님께 예쁜 아기 피부 보여드리고 그만 오셔도 된다는 말을 듣겠구나!!.'라고 부푼 기대를 안고 예약 날이 다가오기만을 기다렸지만, 그 기대는 물거품이 되고 말았습니다.
너무조금바르셨어요 어머니
대학병원 검진 예약 날을 며칠 안 남겨두고 아기 얼굴의 피부 염증은 점점 더 심각해져, 결국 동네 소아과를 다시 방문하였습니다. 소아과 의사선생님께서 아기의 피부를 보시더니 집에서의 관리과정을 물어보셨고, 집에서 아기를 어떻게 관리해 주는지, 스테로이드는 어느 정도 발라주는지 말씀드렸습니다. 의사선생님께서는 나의 이야기를 들으시고는 스테로이드를 너무 적게 사용하신다며, 조금 바른다고 좋은 게 아니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적정선의 용법, 용량을 지켜서 발라주고 치료해 준 후에 끊는 게 중요하지 효과도 없는 것을 조금씩 계속 발라주는 게 더 좋지 않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사실 몸에는 아예 스테로이드 로션을 발라주지 않았다고 이실직고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아기가 간지러워 하는 게 더 힘들 수 있으니 염증 완화에 신경 써주라며, 용법, 용량을 지켜서 얼굴과 몸에 맞는 처치를 하라고 알려주셨습니다. 그 말에 힘입어 무식한 어미의 용기가 뒤에 나오겠지만 화를 불러일으켰습니다.(적당히를 모르는 극단적인 나 자신이지만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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