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인
바로 그 사람은 다세대 주택 건물주. 동네 친한 아줌마였지!!!!!
(나중에 아주머니께서 말씀해 주시길. 며칠 전에 신혼부부가 밑에 층에 이사를 왔는데, 옥상에 올라가는 발자국 소리가 나길래 이사 온 새댁이 옥상에 올라가는 줄 아셨던 거야.
건물 옥상에는 주인아주머니께서 소중하게 가꾸는 작은 정원이 있었거든.
그 정원을 새댁한테 소개해 주러 올라오셨던 거야!!!! 천운이었지... 종교를 믿지 않지만 늘 어딘가에서 누군가 나를 꼭 구해주더라.. 정말 너무 감사합니다. 아주머니 디지게 혼내긴 하셨지만 구해주신 것만으로도 은혜를 입었습니다ㅠ)
구석에 서있던 나는 있는 힘을 다해 "아줌마!!!!"라고 소리쳤어!!!!
나를 발견하시고 아주머니도 빨리 이리 뛰어오라고 소리치고 난리도 아니었음. 정신없는 와중에 그 새끼는 도망가서 사라졌어.
혼쭐
나는 그날 아줌마네 집에 앉아서 아줌마한테 디지게 혼나고
엄빠한테 디지게 혼나겠구나 시벌... 존나 처맞는거 아니야?? 막 두려움에 떨면서 엄마 아빠 오기를 기다렸지.
집에 가서 역시나 멍청한 것, 또 따라가지 그러냐라고 무시를 당했지.
(근데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그때 엄빠의 표정은 되게 슬퍼 보였고, 생각보다 내게 화를 내지 않더라?? 디지게 맞아죽을 줄 알았거든. 근데 혼나지 않았어. 위에 언급했듯이 또 따라가라는 둥 좀 무시를 하긴 했지만 말이야.)
근데 그거 알아? 내 나이 고작 6,7세였어... 위로가 받고 싶었던 거 같아..
모르는 사람 쫓아가면 안 된다는 거 당연히 배워서 알고는 있었지..
뭐 같은 나이에 그런 일이 있었다면 도망치는 어린이들이 대부분이었을 거야. 하지만 나는 너무 소심했거든...
계단을 오르면서 싫어요. 무서워요. 안 따라갈래요.라는 말이 죽어도 안 나오는 거야...
1층에서 4층까지.. 꾀 긴 시간이었는데도 말이야..
무튼 그 어린 것을 위로해 주진 못할망정 욕 듣고, 무시당하고.. 너무 서러웠지.
그래서 크고 나서도 난 종종 그 이야기를 꺼내 ㅋㅋㅋ
엄빠에게 무안 줄 때 그 이야기만 한 게 없거든ㅋㅋㅋ (이제 와서 웃으며 얘기할 수 있다는 게.. 참.)
그 어린 아기가 뭘 안다고 위로는 못해줄망정 모욕을 했냐고 말이야..
그러면 엄마랑 아빠는 민망한 미소만 내비치시지 ㅎㅎ
무튼 그런 일을 직접 겪어보지 못한 사람들은 모를 거야.
정답은 보통 다 알고 있어, 잘못됐다는 것을 알지만 거절하지 못할 뿐...
위로
수년이 흐르고 고2 때인가? 친구가 늦어가지고 택시를 타고 등교를 했는데, 울먹이면서 교실에 들어오는 거야.
택시 아저씨가 본인은 허벅지랑 종아리를 만치고 쓰다듬었다고. 씨발!!!!!!!!!!!!!!!!!!!
그 얘기를 들은 같은 반 친구들은 다 걔한테 머라고 하는 거야.
"야!! 너는 그 새끼가 그렇게 하는데도 가만히 있냐??", "소리 지르거나 뛰쳐나갔어야지!!!"
다들 그 친구 탓을 하더라.......
난 그 친구에게 다가가서 말해줬어.
나 같아도 말 못 했을 거야. 너무 당황스럽고 무서워서 머리가 새하얘졌겠지.
쟤들도 막상 그런 일을 당하면 말 못 할지도 몰라. 본인이 그런 일을 당하기 전까진 자신이 어떤 행동을 취할지 아무도 모르는 거야. 너무 무서웠겠다. 무사해서 다행이야. 너무 속상해하지마. 개씨발새끼 교통사고 나서 뒤져버리길.
그렇게 그 친구에게 말해주며, 어릴 적 상처받은 나의 영혼에게도 위로를 건네주었던 거 같아 ㅋㅋㅋ
너의 잘못이 아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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