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기억이 새록새록
요즘 블로그에 글을 쓰면서 말이지 옛 기억이 하나씩 떠오른단 말이지..
그래서 오늘도 옛날 일이 떠올랐지 뭐야??
너무나도 충격적이고 큰 사건이라서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어. 그 새끼의 질문까지도...
내가 6살인가 7살 때였어... 만으로는 고작 4~5세...
유치원이 좀 멀었는데 나는 그 유치원에 매일 혼자 걸어 다녔어.
그러던 어느 날 홀로 하원하는 길이었지.
우리 집골목에 들어섰을 무렵
어려운 사람을 도울 줄 아는 순수한 어린이
어떤 아저씨가 다가구주택 건물 대문에 노란색 파일을 들고 기댄 채로 서있었어.
(그 회사 가면 많이 있는 두꺼운 도화지로 만든 노란색 파일 말이야.)
무튼 골목에는 아저씨랑 나랑 단둘뿐이었는데 그 아저씨가 나를 부르는 거야.
어린눈으로 보기에는 무엇인가 도움이 필요한 것 같아 보였어. 노란색 파일을 들고 있길래 가스검침원 같은 공공기관 사람인 줄 알았지.
그래서 나는 '이 동네에 오래 살아서 잘 알고 있으니 도움이 필요해 보이는 아저씨를 도와주자.' 생각하며, 아저씨에게 다가갔지.
근데 아저씨는 내 생각과 달리 질문을 하지 않고 자신을 따라오라며 그 건물에 계단을 오르는 거야.
거절 못 하는 어린이
하............. 내 예상과 다른 전개로 당황했지. 머리가 새 하얘져서 귀신에 홀린 듯 그 아저씨를 따라갔어.
1층에서부터 4층이었나?? 옥상까지 올라가는 동안 '씨바 나는 망했다.', '무서워 도망가야 하는데 어떡하지?' 별생각을 다하며, 두려움에 떨면서 따라 올라갔어. 정말 무서웠어.
어렸을 때는 엄청 소심했거든. 겉으로는 되게 밝아 보이는데 하고 싶은 말 못하고, 거절 못 하고 그러는 애였어.
그래서 이미 도와주려는 의도였지만 그의 뜻에 따르기로 한 것이기 때문에 안 따라갈 거라고 번복을 못하겠는 거야. T_T
그렇게 옥상에 도착해서 나를 구석으로 데리고 가더라고,
그 새끼는 쪼그려 앉아서 나의 손을 만지작거렸고, 나는 서있었지.
그 새끼가 내 손을 쓰다듬으며 내게 물었어.
"너 잘 씻고는 다니니?"
ㅋㅋㅋㅋㅋㅋㅋ 그때가 겨울이었을 거야ㅋㅋㅋㅋㅋ 내가 아토피가 좀 있어서 그런가.
어렸을 때는 핸드크림 바를 생각 못 했거든 그시대에 핸드크림이 있었나몰.
무튼 겨울이라 그런지 손이 많이 터가지고 그렇게 물은 것 같아^^;; 아직도 또렷이 생각이 나네ㅋㅋㅋ
나는 겉으로 강해 보이는 애였거든 진짜 무서웠지만 당당하게 이야기했지.
"저 맨날 맨날 씻고 다니는데요 ㅡㅡ!!"
그렇게 대답하면서도 존나 무섭기는 마찬가지였어. 속으로 얼마나 좌절을 했던지.
그런데!!!!!!!!!!!!!!!!
그때 마침. 옥상에 누군가 또 올라오는 게 아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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