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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계획만

험담에도 종류가 있다고 생각한다

by 홀려버린 2023. 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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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 선생님은 남자 선생님이셨다

화학 수업 시간에 같은 반 친구가 갑자기 쓰러졌습니다. 그녀도 키가 170cm로 상당히 크고 슬림한 친구였습니다. 날씬하긴 했지만 키가 어느 정도 컸기 때문에 그리 가벼운 친구는 아니었습니다.

그런 그녀가 쓰러지자 같은 반에 있는 모든 친구들이 나를 일제히 쳐다보았습니다. 

 

'?? 내.. 뒤에는 두, 세명 정도 나보다 큰친구도 존재하고, 심지어 나보다 덩치가 더 좋은 친구도 있는데 왜? 날 보는 거지??..'

 

찰나였지만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구급차가 도착하는 머나먼 그곳까지 그녀를 업고 달려갔습니다.

 

그렇게 정신없이 그녀를 앰뷸런스에 태워 보내고, 정신이 돌아온 나는 한 가지 사실을 깨닫고 말았습니다. 그녀를 업는 것을 부축해 주었던 친구와 교실로 돌아가는 길에 그 친구에게 말했습니다.

"내가 충격적인 이야기해줄까??"

"화학 선생님은 남자인데 내가 업고 내려왔어. 아무도 화학 선생님을 쳐다보지 않고, 모두 내 이름을 불렀어.......... "

 

 

친하다고 생각했던 사람에게 

그렇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살에 접어드니 활동량은 더욱 줄어들었고, 매일 음주 가무에 취해 몸무게는 72kg에 들어섰습니다. 그때까지는 내가 살이 쪘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빼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단지 이성에 대한 호기심은 있지만 자신이 없었고, 어려울 따름이었습니다.

 

나의 최고 무게는 68kg인 줄 알았으나 더 넘을 수 있는 사람이었구나 깨달았습니다.

 

21살 즈음 아르바이트를 했었는데 그곳에서 알게 된 언니가 있었습니다. 나름 그분과 친해졌다고 생각하고 알바 생활을 했었습니다. 어느 날 퇴근길 혼자 집에 가고 있는데 뒤에서 내 이름의 성을 붙이며 돼지라고 부르는 게 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X 돼지!!~", "X 돼지" .... 

 

처음엔 잘못 들은 줄 알았는데 흘끗 뒤를 보니 그 언니와 그 언니와 사귀는 같은 곳 아르바이트생이었습니다. 그들은 내성에 돼지를 붙이며 수군거리며 웃고 즐겼습니다. 나를 부르는 소리는 아니었지만 일부로 내가 들릴 정도로 큰소리로 이야기 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X돼지~, 돼지~" 하면서 하하, 호호 웃고 떠들며 즐거워했습니다.

 

 

나는 그때 적잖은 충격을 먹었습니다. 너무 당황해서 그들에게 아는 채도 못하고 빠른 걸음으로 집에 왔던 기억이 있습니다. 처음으로 남자에게 놀림거리가 된 것과 나름 친하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다른 사람과 나를 놀려대며 웃음거리로 만든다는 것이 큰 상처였습니다. 

 

그날 이후로 나는 다이어트에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때 그 일이 없었다면 살에 대한 집착이 부족하여 아직도 큰 덩치로(지금도 큰 덩치) 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나는 그날 이후부터 365일 다이어트와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호박씨에 대한 생각

이런저런 다이어트를 하면서 61~64kg을 유지했습니다. 그렇게 살을 빼고 나니 정말 세상이 달라졌습니다.

 

방학이 끝나고 학교에 돌아가니 그동안 말 한마디 석지 않았던 동기분이 말을 걸었고, 같은 동아리 선배분이 내게 관심을 가졌습니다. 밤에 친구들과 음주 가무를 즐길 때도 그동안의 대접과는 너무 다른 반응에 나는 기분이 좋으면서도 한편으론 불편했습니다. 너무 큰 상처를 받았던 것 때문이었을까? 내게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에게 오히려 혐오감이 들었습니다.

 

'내가 뚱뚱하던 시절에는 거들떠도 안 보더니.. 다이어트에 성공하고나니, 왜 내게 관심을 보이는 거지?'

그 후로 사람을 잘 믿지 않게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이유 없이 다른사람 외모 비하하는 사람들을 정말 싫어합니다. 나도 학창 시절에 같이 노는 친구들 뒷이야기를 많이 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나는 왜 그들의 뒷이야기를 했을까?

 

생각해 보니 그 시절 뒷이야기의 내용은 그 사람에 대한 나의 불만을 토로한 것이었지 그 사람이 밉고 싫어서 그런 게 아니었습니다. (그 사람을 좋아하지만 그에 대한 못마땅한 부분) 그러고는 깨달았습니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내게 어떤 사람의 뒷이야기를 할 때 이야기의 대상 자체가 진정으로 싫어서 말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단지 그의 어떤 부분이 자신을 좀 불편하게 해서 불만을 토로한다는 것을 말입니다. 

 

'아 이 사람은 저 사람의 이런 부분이 불편한가 보구나. 그 사람이 싫어서가 절대 아니겠지.'

 

그래서 그런지 어디선가 나의 뒷이야기가 들려와도 뒷말을 꺼낸 사람을 미워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나의 이런 점이 불편했나 보구나 반성하며 나의 잘못된 점을 고쳐보려고 노력한답니다. 다른 이의 이야기를 들어줄 때 또한 그런 관점으로 접근하니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모두 편안해졌습니다.

 

이 외에 아무 이유 없이 그냥 외적인 모습만 보고 디스 시전하는 사람들은 바로 차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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