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다이어터
둘째 출산 후 다이어트에 나름 성공은 했지만 아직도 나의 식욕은 왕성합니다. 늘 조절하지 않으면 쉽게 살이 오릅니다. 이제 나이도 있어서 어릴 때처럼 잘 빠지지도 않을뿐더러 굶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평생 관리하며 살아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식탐과 식욕이 없거나 소식자들이 너무 부럽습니다.
다이어트가 필요 없는 시댁 식구들
나의 남편은 식탐이 없습니다. 나는 맛있는 음식이 먹고 싶어서 먹는다면, 그는 에너지를 내기 위해 음식을 섭취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음식의 맛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먹고 나서 에너지만 낼 수 있으면 됩니다. 그래서 그는 몸이 좀 무겁다 싶으면 평소 먹던 양을 좀 줄이고, 주전부리도 잘하지 않습니다.
나의 시댁 식구들은 모두 왜소한 편이고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합니다. 3끼니를 꼬박 챙겨 먹으면서 주전부리를 잘 하지 않습니다. 나와는 정반대의 식성을 가졌기 때문에 그들은 몸매 관리를 하지 않아도 슬림 함을 유지합니다.
너무 부럽습니다.
시댁이 멀리 있어서 자주 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내려가면 어머님께서는 귀한 아들 온다고 이런저런 음식을 많이 준비해 주십니다. 신혼 초 시댁에 방문했는데 어머님께서 "너희 온다고 하루 종일 내가 음식을 많이 준비했다." 하시며 그날 요리하신 나물반찬 이름을 열거하셨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던 아가씨는 "앗싸!!! 내가 제일 좋아하는 죽순나물이다!!"라고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 죽순나물?? 죽순나물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에 그렇게 신날 수가 있구나...
죽순나물에 신나해야 마름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구나...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 아직까지도 이 이야기는 회자되며 남편과 나는 이 이야기만 꺼내면 쓰러지게 웃습니다.
제일 좋아하는 반찬이 죽순나물인 것이 너무 부럽습니다.
에너지를 내기 위해 음식을 섭취하는 남편
가끔 둘이 나들이를 나가면 나는 식사를 하고 나서도 이것저것 주전부리를 사 먹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그는 식사를 하면 딱히 다른 음식을 먹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에 나는 자격지심으로 뭐 먹자는 말을 잘 하지 못합니다.
그는 내게 아무 말도 하지 않지만 괜히 찔리는 마음에 먹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는 편입니다.
특히나 나는 휴게소에서 간식 사 먹는 걸 너무 좋아하는데 괜히 혼자서 그의 눈치를 보며 먹고 싶은 것 딱 한 개만 사서 먹는답니다.
휴게소에 좌르르 줄지어선 매점들을 어떻게 그냥 지나칠 수 있는지 너무 부럽습니다.
유튜브를 보다 보면 엄청 많이 먹는데 살이 안찌는 유튜버들이 종종 있습니다. 그 영상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끼는 편인데 어느 날 남편에게 이야기했습니다.
"유튜브로 돈 안 벌어도 되니, '쯔양'하고 '히밥' 처럼 먹고 싶은 만큼 다 먹고 살 안 찌고 싶다." 그러자 그는 "그렇게 많이 먹는데 왜 돈을 안 벌어?? 그 정도로 먹으면 영상 찍고 돈 벌어야지!"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아니. 여보... 원 없이 마음 편히 먹고도 살에서 자유롭고 싶다니까?"라고 하자. 살에서 자유롭고 먹고 싶은만큼 먹으면서 사는 그는 "그러니까. 그 정도로 먹을 거면 영상 찍어서 돈을 벌어야지."라는 것이었습니다.
더 이상 마른 자하고는 말이 통하지 않아서 말을 말았습니다. 너무 부럽습니다.
어느 날 퇴근시간이 맞아서 남편과 밖에서 저녁을 같이 먹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와 나는 어떤 메뉴를 먹을지 대화중이었습니다. 나는 그에게 평소 우리가 자주 가는 밥집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런데 그는 뜬금없이 그곳은 양이 많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의아한 채로 "평상시 자주 가는 곳인데 뭐가 양이 많다는 것이냐? 양은 적당하다."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러자 그가 뭐라고 말을 꺼내려다 마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그에게 하려던 말이 무엇인지 꼬치꼬치 캐물었습니다. 말을 아지 않으려던 그는 나의 강요에 못 이겨 말을 했습니다. "점심에 볶음밥 곱빼기를 먹어서 배가 안 꺼졌어."
????????? 배가 꼭 꺼져야 밥을 먹는 것인가요?? 입이 심심해서 밥을 먹는 건데?? 내배는 항상 차있는데...
너무 충격받은 나는 그를 계속 나무랐고, 그는 "역시 이런 반응이 나올 줄 알고 말은 하지 않으려 했다."라고 했습니다.
너무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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