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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피야ㅠ

아토피와 함께하는 동안 느낀 내 심경

by 홀려버린 2023. 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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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이야기는 둘째를 낳고 피부염이 시작된 다음부터 지금까지 겪어온(당해온) 일과 생각나는 일화와 생각을 잠깐 끄적여 보겠습니다.

 

오지랖 이제 그만 집어넣으시라고요

어르신들을 욕하고 싶지는 않지만 어르신들이 많이 계시는 동네에 거주하다 보니 오며 가며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많이 마주쳤습니다. 첫째 아기를 낳았을 때도 지나가다 보면 어르신들이 "아이고 예쁘다", "아기 양말을 신기고 다녀야 한다.", "춥게 다니지 말아라." 등등 모든 분들이 나와는 일면식도 없는 분들이었으나, 한 소리씩 하셨습니다. 그래도 첫째 때는 내 아기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라고 생각하고 거부감이 들진 않았습니다.(막무가내로 아기를 만지는 분들 빼고는..) 하지만 상황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둘째 아기를 낳고 아토피피부염이 심한 상태로 밖을 나갈 때면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멀리서 걸어올 때는 아기이기 때문에 "아이고 이뻐라~" 이러면서 근처로 걸어오시지만 막상 마주치게 되면 "아이고~ 아기 얼굴이 왜 그래?"를 비롯하여. 너무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제발 나의 아기에게 관심 좀 꺼주었으면 좋겠는데, 아기를 안고 밖을 나가면 하루에 최소 2번 이상은 무조건 관심과 사랑을 받았습니다. "아이고~"로 시작하시는 분들은 양반이었습니다. 아기를 앞에 대놓고 "어머! 아기 얼굴이 왜 이래!!"라며 크게 놀라는 사람, 대놓고 "이건 엄마 잘못이네. 애 얼굴을 왜 이렇게 만들어놨대??"(이렇게 만들고 싶어 만들었겠습니까?? 알고 있으니 닥치세요.) 멀리서는 "아기구나~" 하면서 다가와 놓고 가까이에서 아기 얼굴 보고 "어머 이게 뭐야!!" 하면서 소리치며 가시는 분...

나는 원래 타인의 시선을 크게 신경 쓰는 사람이 아닙니다. 헌데도 짜증 나는 걸 제어하기 힘들었습니다. 특히나 걱정이 되었던 부분은 아기가 커서 피부는 나아지지 않았는데, 이런 주변 반응에 대해서 이해를 하게 될 정도로 컸을 때가 너무 걱정이 되었습니다. (너무나도 소심한 사람이라서 이곳에 적겠습니다. 나는 너무 행복한 삶을 살고 있으니, 남의 일에 신경 쓰지 말고 댁이나 처신 잘하세요.)

 

감기에 걸려 면역력이 낮아졌을 때 뒤집어짐

 

베이비 순면 100% 내복 만만세

첫째를 낳고 여기저기에서 아기 옷 선물을 많이 받았습니다. 너무 많이 선물을 받아서 포장된 채로 그대로 가지고 있는 옷도 있었습니다. '둘째를 낳으면 이 새 옷을 입혀줘야지!!'라고, 생각하며 둘째를 낳았건만.. 아기는 순면 100% 내복 외엔 예쁜 옷은 아무것도 입힐 수가 없었습니다.(아기 순면 내복 최고, 내복 만세!!) 하다못해 어린이집 등원할 때에도 예쁜 옷을 입혀 등원시키고 싶었으나 피부염 때문에 아기가 간지러워 할까 봐 늘 내복을 입혀서 보냈습니다. 왜 이렇게 예쁜 옷들은 다른 소재가 많이 포함되어야 예쁠까요?? 등원하면서 같은 어린이집에 다니는 친구들을 마주치곤 했었는데 천사같이 꾸미고 오는 친구들을 볼 때마다 부러워서 '그냥 내일은 예쁜 옷 입혀서 보낼까?'라는 충동에 휩싸이기도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집에 와서 예쁜 옷들을 꺼내어 아기에게 입혀보고, 바로 벗기고를 반복했습니다. 피부가 얼른 나아서  예쁜 옷들을 입히고 싶다는 생각과 동시에 '부디 이 예쁜 옷들이 작아지기 전에 예쁜 피부 갖게 해주세요.'라고 늘 기도했습니다.

 

감기 걸리기 전 집에서 케어해줄 때 점점 좋아지는 모습

 

청개구리

또 무지했던 시절 대학병원에서 에스로 반까지 추가 처방해 주셨을 때 그 연고가 언제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도 모른 채 바르라는 대로 에스로 반 연고 먼저 발라주고 5분 후에 스테로이드 크림(리도 맥스)를 발라주었었는데 약을 너무 많이 바르는 게 아닌가 걱정이 되어 내 마음대로 에스로 반 연고를 빼고 리도 맥스만 발라주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아기의 피부질환이 악화된 채로 미용시술만 하는 피부과에 아기를 데리고 간 적이 있었습니다.(본인 보톡스 맞으러^^;;) 그곳에는 이미 피부 진료는 보지 않는다고 안내문도 붙어있었으나, 의사선생님께서 시술해 주러 관리실 들어오셨다가 아기의 상태를 보시고는 걱정스러우셨는지 에스로 반 연고를 처방해 주시고, 아기가 세균감염이 심해 보인다며 리도 맥스보다는 세균을 먼저 잡아야 할 것 같으니 에스로 반 연고 먼저 바르고, 다음에 스테로이드를 발라주라고 잘 설명해 주셨습니다. 그제야 에스로 반이 어디에 어떻게 쓰는 약인지 검색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시 생각해 보니 이때에도 이미 의사선생님께서 세균감염이 심하다고 이야기를 해주셨었네요. 글로 적혀있지 않아서 금세 잊는 걸까요? 세균(진균)에 대한 심각성과 공부는 화폐상습진 극복 카페에 네모님 덧글 덕분에 하게 되었습니다. 하나하나 누군가 집어주지 않으면 캐치를 잘 해내지 못하는 머리 나쁜 어미.. 이렇게 늘 마음대로 판단하고, 실수하고, 느리고, 게으른 나 자신이 한심스럽고 멍청하게 느껴져서 속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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