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개구리 심보
도대체 나 자신도 이해가 안 가는 심보가 있습니다.
바로 청개구리 심보입니다. 누군가 하라고 하면 더 하기 싫고,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은 청개구리 심보.
늘 청개구리 심보 때문에 후회하고 고통받지만 고쳐지지 않습니다. ㅋㅋ
나를 비롯하여 몇몇 친구들도 청개구리인 친구들이 있는데 그들과 늘 이야기하다 보면 청개구리들만의 공감 요소가 많아서 재밌습니다. 누군가에게 선의를 베풀 때 말을 하지 않아도 알아서 다 해주려고 하는데 그것도 해달라고 요구하면 해주기 싫어지는 심보. 오히려 괜찮다고 하면 더 해주고 싶은 심보 말입니다.
실업계냐 인문계냐
요즘은 그런 인식이 사라졌겠지만 내 시대에는 고등학교 입학 시 인문계냐 실업계냐가 깨나 중요했습니다.
공부하는 곳은 인문계라는 인식이 강했고, 공부 못하는 애들은 실업계 간다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그렇게 중3 때 선택의 갈림길에 섰습니다.
성적이 좋은 편에 속했기 때문에 충분히 인문계에 갈 성적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공부에 전~혀 취미가 없었고, 부모님께서도 그다지 자녀 학업에 관심이 없으셨으므로 공부 열심히 하려면 인문계에 가고 공부 열심히 안 할 거면 실업계에 가라고 하셨었습니다.
또 담임 선생님께서도 다른 과목 선생님께서도 내게 실업계 가는 것도 좋은 선택이라며 추천해 주셨었습니다.
주변의 이런 반응들을 예상하지 못했기에 나는 실업계에 갈 생각이었습니다.
헌데 주변에서 모두 내게 실업계를 가라고 하니 청개구리가 발동했습니다.
'아니... 성적이 부족한 친구들도 인문계 가려고 발악을 하는데 왜? 나의 부모님은 내게 실업계를 가라고 하시지? 왜? 내 주변 사람들은 실업계에 가라고하지?'
'기분 나쁘니까. 인문계.'
그렇게 나는 주변의 반응에 힘입어 반대로 인문계에 지원했고, 역시나 열심히 공부를 안 했고, 후회했습니다.
인문계를 가서 좋았던 것은 친구들과 재미있게 놀았던 것이 전부랄까요?? ㅋㅋ 이건 실업계 고등학교에 가서도 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래도 남녀공학이 아니었기에 좀 더 숨김없이 순수하게 놀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렇게 한번 삔또가 나가면 청개구리가 바로 발발합니다.
저번 배드민턴 레슨 사건도 그렇고 나도 내 자신이 참 신기합니다.
(배드민턴 레슨 안 받을 마음 95%, 받을 마음 5% 정도인 채로 남편한테 레슨받을까 말까? 물어보았는데 남편이 다독여주면 레슨 한번 받아보라고 했으면 당연히 레슨 등록 안 했을 텐데 ㅋㅋ 그렇게 하기 싫으면 그냥 레슨 등록하지 말라니까 바로 가서 등록해버리는 이상한 심보.)
무튼 모두가 아니라고 할 때 예스를 선택하고 후회하는 짓은 앞으로도 고쳐질 것 같지 않습니다. 이런 내 자신이 너무 좋습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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