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아프지만 바꾸지 않은 것
앞선 내용에도 있다시피 나는 거인입니다. 먹을 것을 사랑합니다. 고기, 야채를 비롯하여 홍어까지. 안 좋아하는 음식이 없습니다. 아나필락시스와 같이 쇼크를 잃을 킬 수 있는 생당근(익힌 당근 X)을 좋아하면서 억지로 못 먹는 것 빼놓고 못 먹는 음식이 없습니다. 또 건강에 좋다면 쓰디쓴 약재를 우적우적 씹어 먹을 수도 있는 비위 좋은 여성입니다. 이러하게 못 먹는 것이 없는 사람이지만 특히나 좋아하는 음식은 애석하게도 설탕, 디저트 류...
초콜릿, 아이스크림, 크림빵, 케이크... 단 음식을 무척 좋아합니다. 그래서 늘 집에는 단 음식이 쌓여있습니다. 아기들을 위해 단 음식을 치워보려고 마음먹었으나 도저히 나의 삶의 낙인 독극물들을 치워버릴 수 없었습니다. 그리하여 첫째도 당 중독, 둘째도 당 중독 인듯 보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보면 정말 뭐라고 한소리 하겠지만 당 중독에 의지박약인 나는 단 음식이 포기가 안됩니다. 하지만 혼자서 당을 독차지할 수 없었고, 그럴수록 아가들의 당 섭취 또한 제어가 안됐습니다. 첫째 아이를 비롯하여 어린아이들에게 당을 먹이는 것도 걱정이 되었지만 둘째 아기의 피부가 좋지 않은데 '당 성분은 피부에 치명적이다'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당을 끊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집에서도 당의 제어가 쉽지 않았지만 무엇보다 할머니, 할아버지 슬하에서 보살핌을 받는 시간이 더 많았기에 아무리 부모님께 최대한 단것 주지 말아라고 말씀드려도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나 자신이 단 음식 주는 것은 생각 못 하고, 내로 남불) 부모님께 주지 말라고 잔소리하면, 애 안 봐줄 테니 네가 보라며, 우리 집에 발도 붙이지 말라고 나무라셔서 부모님께 머라고 할 수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먹는 즐거움
그리고 자기합리화의 지존인 나는 생각했습니다. '먹는 즐거움을 포기할 수 없다. 피부 때문에 좋아하는 음식을 포기하고 살아야 한다니 얼마나 서글픈 일인가?? 나중에 그 음식을 섭취했을 때 완전히 피부가 뒤집어지면 더 슬플 것이다. 평생 피부 때문에 먹고 싶은 음식을 제한하며 살 순 없다. 피부가 좋지 않은 음식에 적응하도록 만들자!! 먹고 싶은 음식을 마음껏 먹으며 좋은 상태의 피부로 유지할 방법을 찾아보자.'라는 위험한 생각을 아직도 합니다^^;;
아기가 아프지만 바꾸지 않은 두 번째
어느 정도 자유로움이 있지만 일하는 엄마이므로, 아가들은 보통 친정집에서 많이 돌봐주셨습니다.
친정집에는 내가 결혼하기 전부터 키우던 '쿠키'라는 개가 있습니다.(발바리이지만 잘생김. 사랑함.) 결혼을 하고 나서 부모님 슬하를 떠나 신혼집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쿠키와도 떨어져야 했습니다. 아이가 없을 당시 쿠키를 너무 사랑했기 때문에(지금도 사랑함) 웬만해서는 쿠키를 보기 위해 억지로라도 친정집에 갔습니다. 시간이 없을 때는 10분 정도만 쿠키를 보고 나오기도 했습니다. 일정이 있어 친정집에 들르지 못한 날은 언니에게 영상통화를 걸어서 쿠키와 통화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사랑하던 멍멍이었지만 아이가 태어나니 찬밥 신세가 되었습니다. 아이를 돌보다 보니 쿠키가 생각날 겨를이 없었습니다. 쿠키를 못 보는 날에도 언니에게 영상통화까지 걸어가며 그 녀석과 통화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나는 쿠키를 사랑했습니다. 한데... 어르신들이 한 번씩 친정에 들리실 때마다. "아기 있는집에 개가 있으면 안 된다."라는 둥 "개 치워라."라는 잔소리를 너무나 많이 들었습니다.
그때 당시에는 귓등으로도 들어먹지 않았는데 둘째 아이가 피부로 고생하면서는 마음이 흔들리기도 했습니다. 아이의 피부 상태가 악화될수록 점점 더 많은 분들께서.. 하다못해 나의 부모님과 신랑마저 쿠키를 입양 보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소리를 한 번씩 하셨습니다. 하지만 나는 생각했습니다. 나의 사랑 쿠키를 입양 보냈는데도 아기피부가 나아지지않는다면?? 그때는 정말 더 큰 시련과 고통이 따를 것 같았습니다. 아기의 피부는 낫지도 않았는데 쿠키를 보냈다는 큰 상실감에 빠져 제대로 된 생활이 어려울 것 같았습니다. 그리하여 나는 쿠키를 더욱 열심히 씻겨주고, 빗질 해주기로 마음먹고 사랑하는 쿠키와 이별하지않은 채 지금까지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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